건강 검진을 받으시면서 "용종이 발견되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용종이라는 단어에 덜컥 걱정부터 하시곤 하는데요. 용종은 우리 몸의 다양한 부위에서 발견될 수 있는 작은 혹이지만, 그 중요성은 발생 부위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몸속의 '작은 혹', '용종(Polyp)'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용종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느 부위에 잘 생기는지, 부위별 증상은 어떤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용종이란 무엇인가요?
용종(Polyp)은 우리 몸속의 점막(mucous membrane) 표면에서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증식하여 혹처럼 돌출된 병변을 말합니다. 마치 버섯처럼 줄기가 있는 형태(유경성)이거나, 줄기 없이 넓적하게 붙어 있는 형태(무경성) 등 다양한 모양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용종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종양성 용종 (Neoplastic Polyp):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입니다. 대표적으로 **선종(Adenoma)**이 있으며, 특히 대장암의 경우 대부분 선종성 용종 단계를 거쳐 암으로 진행합니다.
- 비종양성 용종 (Non-neoplastic Polyp):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용종입니다. 과형성 용종, 염증성 용종, 과오종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모든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용종은 암의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발견 시에는 정밀한 검사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2. 용종이 잘 생기는 부위와 그에 따른 증상
용종은 우리 몸의 점막이 있는 거의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화기관에서 흔하게 발견됩니다.
대장 용종 (Colon Polyp)
- 발생 부위: 대장(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결장, 직장) 전체. 인체 내에서 용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기관입니다.
- 증상: 대부분의 대장 용종은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주로 대장내시경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종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출혈이 있는 경우에만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끈적끈적한 점액변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드물게 장폐색을 일으켜 변비, 설사, 복통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 중요성: 대장암의 70% 정도는 선종성 용종에서 시작하여 5~10년 후 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발견 및 제거가 대장암 예방에 매우 중요합니다.
위 용종 (Gastric Polyp)
- 발생 부위: 위 점막.
- 증상: 대부분의 위 용종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으며, 위내시경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됩니다. 용종의 크기가 크거나 염증, 궤양이 동반된 경우에만 소화 불량, 복통, 메스꺼움, 출혈로 인한 흑색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중요성: 위 용종 중에는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위선종이 있으므로, 위선종으로 진단되면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담낭 용종 (Gallbladder Polyp)
- 발생 부위: 담낭(쓸개)의 점막.
- 증상: 대부분 무증상이며, 건강 검진 시 복부 초음파 검사로 우연히 발견됩니다. 드물게 복통, 소화 불량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 중요성: 담낭 용종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용종이 빠르게 커지는 경우, 무경성 용종(줄기가 없이 납작한 형태), 나이가 50세 이상인 경우 등에는 악성(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고려하여 추적 관찰 또는 수술적 제거를 고려합니다.
자궁 용종 (Uterine Polyp)
- 발생 부위: 자궁내막(Endometrial Polyp) 또는 자궁경부(Cervical Polyp).
- 증상: 자궁내막 용종은 **비정상 자궁 출혈(생리량 증가, 생리 기간 외 출혈, 폐경 후 출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 용종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성관계 후 출혈이나 냉(질 분비물) 증가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중요성: 대부분 양성이지만, 드물게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거나(자궁내막 용종), 출혈 등 증상을 유발할 경우 제거를 고려합니다.
성대 용종 (Vocal Cord Polyp)
- 발생 부위: 성대 점막.
- 증상: 주로 **쉰 목소리(애성)**가 나타나며, 목소리가 거칠어지거나 이물감, 통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흡연이나 무리한 발성 등 만성적인 자극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 용종 (Nasal Polyp)
- 발생 부위: 코 안의 점막.
- 증상: 코막힘, 콧물, 재채기, 후각 감퇴, 두통, 코골이 등이 나타납니다. 만성 비염이나 축농증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용종의 치료법
용종의 치료는 발생 부위, 용종의 종류(종양성/비종양성), 크기, 개수, 증상 유무, 그리고 악성 가능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장 용종
- 내시경적 용종 절제술: 대부분의 대장 용종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내시경 겸자(집게)나 올가미를 이용해 잘라내는 방법으로 제거합니다. 용종이 큰 경우 고주파 전류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매우 간편하고 안전한 시술로, 별도의 개복 수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 수술: 용종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여러 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거나, 내시경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거나, 이미 암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추적 관찰: 용종을 제거한 후에도 재발률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위 용종
- 내시경적 용종 절제술: 대부분의 위 용종도 내시경을 통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위선종으로 진단되면 크기와 상관없이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추적 관찰: 비종양성 용종이라도 크기가 크거나 변화가 의심될 경우, 혹은 용종을 제거한 후에도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합니다.
담낭 용종
- 수술 (담낭 절제술): 악성 가능성이 높거나,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빠르게 커지는 등 특정 조건에 해당할 경우 담낭 절제술을 시행합니다. 대부분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로 진행됩니다.
- 추적 관찰: 악성 가능성이 낮은 작은 용종은 주기적인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크기 변화를 관찰합니다. 약물 치료는 효과가 없습니다.
자궁 용종
- 소파수술: 자궁내막 용종의 경우, 자궁내막을 긁어내는 소파수술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 자궁경 수술: 용종이 딱딱하거나 정확한 위치에서 제거가 필요한 경우, 자궁경을 삽입하여 직접 보면서 제거하는 자궁경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 추적 관찰: 증상이 없거나 작은 용종은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성대 용종
- 음성 치료(음성 휴식): 작은 용종의 경우, 충분한 음성 휴식과 올바른 발성 습관 교정만으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 수술 (미세후두수술):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용종이 큰 경우, 미세후두수술을 통해 용종을 제거합니다.
코 용종
- 약물 치료: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나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여 염증을 줄이고 용종의 크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 수술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용종이 너무 커서 심한 코막힘을 유발하는 경우, 내시경을 이용해 코 안의 용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용종은 우리 몸 어디에든 생길 수 있는 작은 혹이지만, 그 중요성은 부위와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도 있으므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용종을 조기에 발견하고,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삶을 위한 작은 관심이 큰 위험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