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전염병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절감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감염병의 위협과 함께, 기존의 유행성 질환들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또 다른 복합적인 위협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트윈데믹(Twin-demic)'입니다. 오늘은 '쌍둥이'를 뜻하는 'Twin'과 '세계적인 유행병'을 뜻하는 'Pandemic'의 합성어인 '트윈데믹'이 무엇인지, 그리고 과거 또는 현재 발생했던 트윈데믹의 실제 예시들을 통해 이중 감염의 위험성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트윈데믹이란 무엇인가요?
트윈데믹은 두 가지 이상의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두 질병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시너지를 일으켜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를 주고 사회 전반에 더 큰 혼란과 피해를 초래할 때 주로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트윈데믹이 위험한 이유
진단 및 치료의 혼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두 가지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면, 의료진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워 치료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의료 시스템 과부하: 두 질병 환자가 동시에 급증하면 병상 부족, 의료 인력 부족, 진료 지연 등으로 의료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중증화 및 사망률 증가: 두 가지 질병에 동시에 감염되면 면역력이 더욱 약화되어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합병증 발생 위험, 심지어 사망률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방역 및 예방의 어려움: 각 질병에 맞는 방역 수칙이나 백신 접종이 복잡해지고,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져 예방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사회 및 경제적 파급 효과: 의료 시스템 붕괴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활동이 위축되고 경제적인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2. 트윈데믹이 발생한 예시
역사적으로나 최근에도 트윈데믹의 위협은 여러 차례 나타났습니다.
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가장 대표적인 사례)
시기: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매년 가을과 겨울에 찾아오는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의 동시 유행에 대한 우려가 가장 대표적인 트윈데믹으로 거론되었습니다.
상황: 2020년과 2021년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의 방역 수칙 덕분에 독감 유행이 크게 줄어들어 트윈데믹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서 2022년 가을부터는 독감 환자 수가 급증하고 코로나19 재유행과 겹치면서 실질적인 트윈데믹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영향: 코로나19와 독감은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유사한 호흡기 증상을 보여 초기 감별 진단이 어려웠습니다. 두 질병의 동시 감염 사례도 보고되었으며, 이 경우 단일 감염보다 증상이 더 심하고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호흡기 환자 급증으로 의료기관의 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대응: 독감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지속적으로 권장하며,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강조했습니다.
나. 코로나19와 RSV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또는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
시기: 특히 영유아와 면역 저하 환자에게 위협적인 RSV(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들이 코로나19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 현상도 관찰되었습니다.
상황: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강화된 방역 조치로 인해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 등의 유행이 줄어들면서, 어린이들이 이들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졌습니다. 이후 방역 조치가 완화되자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이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평년보다 더 큰 유행이 발생하고,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영향: 특히 소아과 병원에 RSV 감염 영유아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병상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등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을 주었습니다.
다. 역사적 맥락에서의 트윈데믹 유사 사례 (간접적)
과거에는 '트윈데믹'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여러 전염병이 유행하여 큰 피해를 준 사례는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인구 이동이나 전쟁, 기근 등 사회적 혼란기에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콜레라, 장티푸스, 천연두, 홍역 등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또는 연이어 유행하여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시: 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 당시, 독감 자체의 피해도 컸지만,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들에게 세균성 폐렴 등 2차 감염이 유행하면서 사망률이 더욱 높아진 점도 넓은 의미에서는 트윈데믹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트윈데믹은 단순히 두 가지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넘어, 그로 인한 의료 시스템의 혼란과 환자들의 건강 악화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트윈데믹의 위험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위생 수칙 준수, 정기적인 예방접종(특히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그리고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진단받고 치료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다가오는 이중 위협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